
"안사람 아프면 여그로 보낼게" — 광주 요양병원 간병팀장이 십수 년간 잊지 못한 한 마디
"팀장님, 나 퇴원하고 안사람 아프면 여그로 보낼게"
안녕하세요, 에스웰 요양병원 간병팀장입니다.
아픈 분들의 일상을 돌보고 함께하는 것은 분명 지치는 일이지만,
'사람'을 돌본다는 것 자체가 귀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아무리 혼자 '이건 귀한 일이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다른 분이 인정해주시는 순간들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 봅니다.
어느 화창한 날, 잠깐 바깥 공기를 쐬러 나갔다가 산책 나와 계셨던 어르신이 저를 불러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팀장님, 나 퇴원하고 안사람 아프면 여그로 보낼게. 그때까지 있어주쇼."
인지도 있으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셔서 '곧 집으로 가시겠구나' 싶던 어르신이셨지요.
특별히 따로 잘 해 드린 것도 없는데, 조용히 저를 손짓으로 부르셔서 저렇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젊을 적 광주 사나이로 이름 날리셨다는 분한테 '안사람 아플 때 요양병원 여기 보낼게, 그때까지도 잘 지켜주셔'라는 말씀을 들으니 감사하기도 하고,
인정받았다는 느낌에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네요.
십수 년 간병, 마음가짐은 늘 같습니다
간병인으로 일한 지 십수 년, 일할 때 마음가짐은 늘 같습니다.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다면, 최대한 스스로 하시도록 돕자."
간병은 환자의 모든 일상을 대신 해 드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스스로 하시도록 도와서, 일상으로 복귀하실 수 있는 분은 복귀하시도록 돕는 것이지요.
물론 중환자실은 예외입니다.
힘들지만 용을 쓰면서 굳어 있던 팔을 쓰시게 되고,
못 걷던 발을 한 걸음 딛게 되는 결과들을 보면 응원과 박수가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환자분도 자존감을 회복해 가시는 것을 봅니다.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간병의 본질은 '응원'일 수 있겠네요.
직접 경험하신 분이 건네는 신뢰
요양병원에 입원한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가족과 떨어진 일상. 처음에는 누구나 낯설고 불안할 수밖에 없지요.
그런 걸 잘 아시고 이미 겪어보신 분이 '훗날 내 배우자가 아프면 이 요양병원으로 오겠다'는 말씀을 해 주시는 건, 저로서는 굉장한 칭찬이었습니다.
제가 드렸던 응원들을 한꺼번에 돌려받는 기분이었지요. 본인이 직접 경험하셨던 에스웰의 분위기, 에너지를 인정해주신 것이어서요.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간병은 제2의 육아와 같습니다
간병만큼 사람을 속속들이 마주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무엇을 드실 수 있는지 못 드시는지, 뭘 좋아하시고 싫어하시는지, 어떤 환경에서 편안해하시는지, 대소변은 어떻게 보시는지.
간병을 할수록 이 일은 제2의 육아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기를 사람으로 키워갈 때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기저귀도 가는 것처럼, 환자를 회복시켜 갈 때도 같은 과정을 똑같이 꾸준히 하지요.
아기를 키울 때도, 환자를 돌볼 때도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거기서 성장과 회복이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간병의 본질은 '응원'일 수 있겠네요.
광주 에스웰 요양병원 간병팀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