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꽃 영상을 보며 손가락을 펴는 순간 — 광주 요양병원 정서케어가 재활 의지를 만드는 방법
"어차피 안 움직이는데 뭐..."
안녕하세요, 광주 에스웰 요양병원 정서관리 담당자입니다.
뇌졸중으로 오른손에 마비가 와서 손가락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시던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본인이 움직이려는 의지 자체가 너무 약하셨지요.
"어차피 안 움직이는데 뭐... 이제 살면 얼마나 더 살것어.." 하는 체념이 얼굴에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튜브에서 장미꽃이 천천히 피어나는 영상을 보여드렸습니다.
붉은 꽃잎이 하나씩 천천히 펼쳐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거든요?
환자분도 한동안 화면을 응시하시길래 넌지시 말씀드렸습니다.
"할머니, 이 꽃처럼 손가락을 천천히 펴보실래요?"
처음엔 고개를 저으셨어요.
하지만 꾸준히 찾아뵙고 영상을 보여드리면서 살~살~ 말씀드렸습니다.
"꽃잎 하나씩 펴지는 거 너무 이쁘죠? 손가락도 하나씩 펴보세요." 그랬더니 손가락을 움직이려고 애쓰기 시작하셨습니다^^
강아지가 춤출 때 함께 손뼉을 칩니다
귀여운 강아지가 음악에 맞춰 춤추는 영상도 자주 사용합니다.
이 영상을 보면 대부분의 환자분들이 미소를 지으십니다.
저는 강아지가 움직일 때 "자, 강아지 춤출 때 맞춰서 손뼉도 쳐볼까요?"라고 말씀드립니다.
제가 먼저 손뼉을 치면 환자분들도 따라 하려고 하세요.
약한 움직임이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건 환자분이 스스로 손을 움직이려는 의지를 보인다는 거니까요^^
정서관리가 만들어내는 건 바로 이 작은 의지입니다.
한 환자분은 처음엔 한 손만 움직이셨는데, 강아지 영상을 여러 번 보시더니 마비된 손도 함께 움직이려고 노력하셨어요.
시각과 청각을 함께 자극합니다
태블릿의 장점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겁니다.
꽃이 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잔잔한 음악을 들려드리면 환자분의 뇌가 여러 감각을 통해 깨어납니다.
제가 피아노를 40년 가르치면서 확신하는 건,
사람은 한 가지 자극보다 여러 자극을 함께 받을 때 훨씬 집중한다는 겁니다.
학생들에게도 악보만 보게 하는 게 아니라 선율을 듣고, 건반을 보고, 손의 감촉을 느끼게 하면 훨씬 빨리 곡을 익혀요.
환자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으로 영상을 보고, 귀로 음악을 듣고,
손으로 동작을 따라 하면서 뇌의 여러 영역이 활성화되고 움직임을 빨리 익히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태블릿 영상이 재활에 도움이 되나요? 직접적인 물리치료는 아니지만, 환자분이 스스로 움직이려는 동기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Q. 집에서도 비슷하게 할 수 있나요? 물론입니다. 유튜브에서 꽃 피어나는 영상, 귀여운 동물 영상 등을 찾아서 함께 보시면 됩니다. 중요한 건 자연스럽게 함께 즐기는 분위기를 만드는 겁니다.
Q. 어떤 영상을 선택해야 하나요? 환자분이 좋아하시는 것을 선택하세요. 꽃을 좋아하시면 꽃 영상, 동물을 좋아하시면 동물 영상. 자극적이지 않고 천천히 움직이는 영상이 좋습니다. 환자분의 표정을 보며 반응이 좋은 걸 찾아가세요.
Q. 마비가 심한데도 효과가 있나요? 겉으로 보이는 움직임은 작아도 환자분 내면에서는 큰 시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움직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움직이려는 의지 자체
Q.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환자분이 피곤해하지 않는 선에서 하루 한두 번 정도가 적당합니다. 시간은 짧게, 횟수는 꾸준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억지로 시키면 역효과가 나니 환자분이 즐거워하실 때 하세요.
작은 성공을 크게 칭찬하는 이유
- 손가락을 조금이라도 펴면 곧바로 "와, 정말 잘하셨어요! 손가락이 움직였어요!" 하고 크게 칭찬합니다
- 작은 성공을 크게 격려하면 사람은 더 큰 도전을 시도합니다. 손가락 하나를 펴는 데 성공하신 환자분은 다음엔 두 개를 펴려고 하십니다
- 이렇게 작은 성취들이 쌓여서 재활로 이어지는거지요
완벽하게 움직이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움직이려는 의지 자체가 목표입니다. 그 의지가 재활 치료의 효과를 높입니다. — 에스웰 요양병원 정서관리사가 목표입니다. 그 의지가 재활 치료의 효과를 높입니다.